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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무비

우리가 영화 광해를 사랑한 이유: 실제 광해 vs 영화 광해 비교 분석

by 조이미디어 2024. 10. 24.

2012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광해, 왕이 된 남자'인데요. 이병헌 배우님의 1인 2역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광해군을 모티브로 하면서도 허구적인 상상력을 더해 오히려 더욱 큰 감동과 재미를 우리에게 선사했죠.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실제 광해군과 영화 속 광해, 그리고 가상의 인물인 하선을 교묘하게 대비시키면서, 관객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거리를 제공했죠. 

 

그렇다면 실제 광해와 영화 속 광해는 어떤 점에서 다를까요? 이 글에서는 역사 속 광해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영화가 어떤 부분을 차용하고, 어떤 부분을 각색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또한, 영화 '광해'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유, 즉 우리가 이 영화를 사랑한 이유를 흥미로운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영화 광해 포스터_나무위키
영화 광해 포스터_나무위키

 

 

 

줄거리

광해가 하선을 처음 마주하는 장면
광해가 하선을 처음 마주하는 장면

 

도부장에게 의심받는 하선
도부장에게 의심받는 하선

 

때는 광해군 8년, 왕권에 대한 불안감과 끊임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리던 광해(이병헌 배우님)는 도승지 허균(류승룡 배우님)에게 자신을 대신할 대역을 찾으라고 명령합니다. 허균은 기방에서 만담꾼으로 일하던 하선(이병헌 배우님, 1인 2역)을 발견하는데, 놀랍게도 그는 광해와 똑같은 외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온 하선은 광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왕의 대역을 맡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툴렀지만, 점차 왕의 역할에 적응해 가면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하선의 진심 어린 행동은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동시에,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자들의 의심을 사게 되죠. 더불어 중전(한효주 배우님)과 광해의 호위병인 도 부장(김인권 배우님) 마저도 조금씩 광해의 존재를 궁금해하게 됩니다. 

 

상황은 극에 달하고, 허균과 하선, 그리고 광해는 진짜 왕에 누가 더 어울리는지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데.....

 

 

 

 

영화의 배경

조선시대 15대 왕인 광해군의 묘_나무위키
조선시대 15대 왕인 광해군의 묘_나무위키

 

영화 광해는 조선시대 15대 왕인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광해군은 임진왜란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왕위에 올랐고,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실리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행보는 당시 조선 사회의 이념과 충돌했고, 결국 반정으로 인해 폐위되는 비운의 왕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광해군의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왕의 고뇌와 백성을 위한 정치에 대한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의 역사 고증

폭군 vs 성군

영화 명장면 중 하나, 도부장에게 마음을 얻는 하선
영화 명장면 중 하나, 도부장에게 마음을 얻는 하선

 

-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은 즉위 과정에서 형 임해군과 이복동생 영창대군을 죽이고, 계모 인목대비를 폐위시키는 등 정적 제거에 냉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후대에 '폭군'의 이미지를 갖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죠. 

 

- 영화 광해: 영화 초반부의 광해는 실록의 기록처럼 냉혹하고 예민한 군주로 묘사됩니다. 신하들을 의심하고, 독살 위협에 시달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죠. 반면 하선은 백성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유머 감각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면서 광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실리외교 vs 명분중시

실리외교를 펼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하선
실리외교를 펼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하선

 

-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은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중립적인 실리 외교를 추구했습니다. 이는 당시 명분을 중시하는 조선 사회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지만, 현대에는 오히려 탁월한 외교 정책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영화 광해: 영화에서 광해는 명나라의 무리한 요구에 굴하지 않고 조선의 이익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결국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하선은 광해보다 더 적극적으로 백성을 위한 실리 외교를 펼치려고 노력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그의 조력자 허균마저도 갈등을 보이게 됩니다. 

 

 

 

백성을 위한 vs 권력 유지

불안한 자신의 위치를 걱정해 하선을 영입하는 광해
불안한 자신의 위치를 걱정해 하선을 영입하는 광해

 

-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은 대동법 시행, 궁궐 재건 등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권력 유지를 위해 공포 정치를 펼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 영화 광해: 영화 속 광해는 권력에 대한 불안감과 암살 위협에 시달리며, 자신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하선은 왕의 자리에 앉아 백성들의 고통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진심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백성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감독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심리 vs 따뜻한 인간미

따뜻한 인간미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 광해의 한 장면
따뜻한 인간미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 광해의 한 장면

 

-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은 즉위 과정에서 겪은 트라우마와 끊임없는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잦은 악몽과 불면, 의심과 불신, 강박적인 감시자 배치, 폭력적인 언행 등의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역사 속 광해의 불안정한 심리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 영화 광해: 영화 초반에 광해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계속 보여줍니다. 그로 인해 하선이 등장하게 되고요. 그렇게 광해를 연기하게 되는 하선은 왕 역할에 적응하면서 점차 긍정적이고 따뜻한 성품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선사합니다. 

 

 

 

고독한 군주 vs 소통하는 리더

조내관과 자주 소통하는 하선
조내관과 자주 소통하는 하선

 

-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은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신하들을 숙청하고, 측근 세력만을 중용하면서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영화 광해: 영화 속 광해는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하선은 신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백성과 신하들의 생활을 몸소 체험한 바, 그들의 입장을 듣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며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영화 광해는 실제 광해군의 모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허구의 인물인 하선을 통해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광해와 하선을 대조시킴으로써 관객들에게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그리고 백성을 위한 정치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 

 

 

 

광해의 제작 의도 및 메시지

추창민 감독님이 영화 광해를 제작, 기획하게 된 모티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확인했던 영화 매거진과 인터뷰 자료들을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해 드려볼게요. 

 

광해의 제작 의도 및 메시지_추창민 영화감독과 원동연 제작자
광해의 제작 의도 및 메시지_추창민 영화감독과 원동연 제작자

 

1. 광해군의 일기 속 '숨겨야 할 일'

추창민 감독님은 인터뷰에서 영화의 시작점이 바로 광해군의 일기였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광해군의 일기에는 '숨겨야 할 일은 조보에 내지 말라 이르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에서 감독님은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 숨겨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 과연 광해군은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었을까?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상상력은 '왕의 대역'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이어졌고, 영화 광해의 핵심적인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2.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고민

하선은 신하와의 갈등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펼친다
하선은 신하와의 갈등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펼친다

 

추창민 감독님은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당시 사회적으로 리더의 자질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고, 감독님 또한 이러한 고민을 영화를 통해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 진정한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 권력과 정의 사이에서 리더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영화 광해는 광해와 하선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리더십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관객들에게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3. 대중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왕에 대한 탐구

백성을 위하는 왕의 모습, 쓰러진 사월이를 부여잡은 하선
백성을 위하는 왕의 모습, 쓰러진 사월이를 부여잡은 하선

 

추창민 감독님은 대중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왕의 모습을 영화에 그려내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 백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왕은 누구일까?

 

- 어떤 리더가 백성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영화 속 하선은 백성을 위해 희생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모습은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으로 구현되는데요. 이는 당시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사회가 원하는 리더상을 반영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재미있는 영화 밖의 광해 이야기

영화 엔딩 비공개장면_출처:뉴스인사이드유튜브

영화 광해의 엔딩은 하선과 허균의 선상 인사로 끝을 맺습니다. 그리고 자막으로 실제 역사속 광해시대를 알려주죠. 어쩌면 너무 깔끔한 엔딩일 수도 있는데요. 저같이 로맨스광들은 '이거 어차피 영화인데, 하선이랑 중전은 어떻게 안 이어지나?', '로맨스는 없나?'. '아쉬운데?'라는 마음도 있으셨을 거예요. 그래서 영화 광해의 엔딩 비공개 장면을 가져왔습니다. 

 

영화광해엔딩비공개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_6vaV7Idy4k

 

 

 

 

 

특별한 세계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류승룡 배우의 허균역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류승룡 배우의 허균역할_SBS

 

허균역을 맡았던 류승룡 배우님은 영화 광해 이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특별 출연하여 다시 한 번 허균 역을 맡았습니다. 극 중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배우님)과 만나 조선 시대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는데요. 특히 "내가 바로 조선의 킹메이커 허균이라 하오."라는 대사는 영화 광해를 떠올리게 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천만 관객 돌파

영화 광해는 2012년 9월 30일에 개봉하여 2012년 11월 20일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총 관객수는 12, 323, 555명으로 지금은 순위권에서 밀려났지만, 2012년 당시에는 역대 흥행 순위 4위를 자리매김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역대 관객 동원 영화 10위(2024년 10월 기준)

  1. 명량 (2014) - 17,613,682
  2. 극한직업 (2019) - 16,264,944
  3. 신과함께-죄와 (2017) - 14,410,754
  4. 어벤저스: 엔드게임(2019) - 13,934,592
  5. 아바타 (2009) - 13,624,328
  6. 베테랑 (2015) - 13,414,009
  7. 괴물 (2006) - 13,019,740
  8. 도둑들 (2012) - 12,983,330
  9. 7번 방의 선물 (2013) - 12,811,206명 
  10.  암살 (2015) - 12,705,700

 

 

마무리

영화 광해 명장면, 하선의 당황스러운 대변
영화 광해 명장면, 하선의 당황스러운 대변

 

도부장의 의리, 눈물을 자아내는 명장면
도부장의 의리, 눈물을 자아내는 명장면

 

허균과 하선의 바뀐 자리, 높낮이를 강조한 앵글이 눈에 띈다
허균과 하선의 바뀐 자리, 높낮이를 강조한 앵글이 눈에 띈다

 

김인균 배우 특유의 유머틱한 표정
김인균 배우 특유의 유머틱한 표정

 

 

영화 광해는 제가 위에서 언급하지 못한 부분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영화 광해를 1번, 2번, 3번 지금은 몇 번을 봤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여러 번 봤는데요. 여러번 볼수록 역사 속 광해군과 영화 광해는 어떤 점이 달랐을까? 내가 느낀 영화의 재미 포인트가 이 글을 읽는 분들과 같을까? 등등의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까지 하게 됐네요. 

 

영화 광해는 역사적 사실, 리더십에 대한 고민, 그리고 대중들의 바람이라는 다양한 모티브를 탄탄한 스토리로 만들어 대한민국의 대표 배우님들의 완벽한 연기로 풀어낸 하나의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오늘밤 넷플릭스로 볼 영화가 없다고 생각하셨다면 영화 광해는 어떠세요? 댓글에 다양한 감상평, 의견 남겨주세요!

 

 

 

<참고자료>

한겨레TV제작자인터뷰

 

모아줌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