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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무비

영화 이끼 리뷰, 인생 웹툰 원작과 비교분석하면 더 꿀잼

by 조이미디어 2024. 10. 17.

"숨 막히는 긴장감! 영화 '이끼' vs 웹툰 '이끼', 여러분의 선택은?

 

으스스한 마을의 비밀, 당신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2010년 개봉 당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영화 '이끼'를 기억하시나요? 윤태호 작가의 웹툰 '이끼'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폐쇄적인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그린 작품입니다. 제가 읽은 수많은 웹툰 중에 손에 꼽는 '이끼'를 강우석 감독이 연출하고, 정재영, 유해진, 박해일, 유선 배우님들이 인생 연기를 했는데 소개를 안 할 수가 없는 작품입니다. 

 

저는 웹툰 이끼를 먼저 보고 나서, 영화를 봤는데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더라고요. 요즘에는 웹툰, 소설 원작의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저처럼 두 가지 작품을 모두 즐기시는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오늘은 과연 두 작품은 웹툰에서, 영화에서 어떻게 달리 그려졌고, 어떤 매력을 발산했는지, 비교 분석하며 숨겨진 매력을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영화 이끼 포스터
영화 이끼 포스터

 

 

캐릭터 변화, 영화만의 개성을 더하다

영화는 원작의 핵심적인 캐릭터들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캐릭터의 설정이나 비중을 조정하여 영화만의 개성을 살렸습니다. 

 

이영지(배우 유선님)

영화 이끼 이영지 아역_이미지출처:기린시네마유튜브
영화 이끼 이영지 아역_이미지출처:기린시네마유튜브
영화 이끼 이영지 역의 배우 유선님_이미지출처:기린시네마유튜브
영화 이끼 이영지 역의 배우 유선님_이미지출처:기린시네마유튜브
웹툰 이끼 이영지_이미지출처:마이너리뷰갤러리
웹툰 이끼 이영지_이미지출처:마이너리뷰갤러리

 

 

원작에서 이영지는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로, 마을의 비밀을 쥐고 있으며 유해국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유선 배우님의 특유의 청순하고 연약한 이미지가 특징적으로 묘사되며 웹툰과는 다른 느낌을 풍깁니다. 원작에서 강조되었던 이영지의 주체적인 면모는 다소 약화된 느낌이 있었지만, 영화 속 이영지는 순수함과 비밀스러움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했습니다. 

 

 

천용덕(배우 정재영님)

 

영화 이끼 젊은 이장, 형사시절
영화 이끼 젊은 이장, 형사시절
영화 속 이장의 분노하는 모습1
영화 속 이장의 분노하는 모습
웹툰 이끼의 천용덕
웹툰 이끼의 천용덕

 

원작의 천용덕은 마을 사람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악랄하고 교활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또한, 작은 체구지만 악행들에서 비치는 독한 이미지 때문에 똬린 뱀을 연상시켰다면 영화 속 천용덕은 정재영 배우님의 워낙 좋은 피지컬 때문에 약간의 낯섦이 느껴지게 됩니다. 하지만 정재영 배우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너무 자연스러운 분장, 사투리로 강렬한 이미지는 더욱 강렬하게 남았던 것 같아요. 특히 절제된 연기로 긴장감을 주면서도 꼭 필요한 스토리 전개에서는 포텐을 터뜨리는 모습에 소름이 몇 번씩 돋았던 기억이 남습니다. 

 

 

김덕천(배우 유해진 님)

영화 이끼 김덕천 역의 유해진 배우님1
영화 이끼 김덕천 역의 유해진 배우님1
영화 이끼 김덕천 역의 유해진 배우님2
영화 이끼 김덕천 역의 유해진 배우님2

 

 

원작의 김덕천은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유해진 배우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어딘가 모자라면서도 순박하고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게 됩니다. 아주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텐데, 대부분의 영화 이끼는 영화 후반부의 유해진 배우가 '나는 유해진이다.' '유해진이 유해진'한 씬으로 기억되게 됩니다. 저도 그 씬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고요. 

 

 

 

결말의 변화, 열린 결말 vs 반전 결말

영화 이끼의 결말부분, 생각에 잠기는 유해국
영화 이끼의 결말부분, 생각에 잠기는 유해국

 

웹툰 이끼 한 장면, 이장과 충돌하는 유선생
웹툰 이끼 한 장면, 이장과 충돌하는 유선생

 

 

웹툰과 영화 이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결말에 있습니다. 원작 웹툰에서는 이장의 자살로 사건이 마무리되고, 해국은 아버지와의 화해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는데요. 영화에서는 이장의 죽음 이후에도 영지가 마을에 남아 해국과의 마지막 조우에서 의문을 남기는 미소를 띠며 열린 결말을 관객에서 선사하죠.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영화의 열린 결말은 관객에게 '영지는 충분히 보상받아 마땅한 캐릭터였어. 참 다행이야.'라는 메시지와 '영지가 모든 걸 계획한 진짜 악인이었나?'라는 반전 있는 메시지를 동시에 주는 것 같습니다. 더욱 다양한 결말이 보는 사람마다 달라질 텐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영화 이끼의 결말을 함께 공유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장르적 특성의 차이

영화 이끼는 '서스펜스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음산한 음향 효과, 불안한 인물들의 표정과 감정을 주로 묘사하려고 하죠. 또한, 빠른 편집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켜 관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게 합니다. 

 

반면, 웹툰 이끼는 사실 '추리소설'에 가깝습니다. 한편으로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계속 던지려고 하는 느낌도 있고요. 독자는 주인공 해국의 시선으로 마을 사람들의 과거를 파헤치고 숨겨진 사실을 찾게 하죠. 또한, 이면으로는 이러한 웹툰 속 상황들을 '선과 악', '인간의 본성'이 떠오르게끔 해주기도 하고요. 

 

 

 

 

영화 이끼의 장단점

장점

뛰어난 배우들의 열연

영화 이끼의 하이라이트, 광기에 찬 김덕천
영화 이끼의 하이라이트, 광기에 찬 김덕천

 

분노하는 영화 속 이장, 천용덕
분노하는 영화 속 이장, 천용덕

 

긴장감에 휩싸인 유해국
긴장감에 휩싸인 유해국

 

 

정재영, 박해일, 유해진, 허준호, 유선 배우님의 연기는 정말....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예 스토리에서 한 발 빠진 상태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배우님들 본인의 색깔을 보여주는 그 모습만 봐도 영화 이끼는 본전치기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해진 님의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타짜 다음으로, 이끼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유해진님의 어떤 영화들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속도감 있는 전개

아무래도 웹툰보다는 영화가 속도감이 훨씬 돋보일 거예요. 웹툰은 아무리 밤을 새워서 보더라도 2~3일은 걸릴 텐데, 영화는 그 내용을 2시간 안에 함축시켰으니까요. 밀도 있는 스토리를 거의 놓치지 않았고, 긴장감을 최대한 살린 연출 덕분에 웹툰을 사랑하신 분들도 영화 이끼를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

장르의 차이

웹툰 이끼의 하이라이트, 이장과의 담판을 준비하는 유해국
웹툰 이끼의 하이라이트, 이장과의 담판을 준비하는 유해국

 

영화 이끼속 한 장면
영화 이끼속 한 장면

 

사실 제가 이끼라는 단어를 사전에 있는 것처럼 꺼내쓸 때가 있는데요. '작은 사회, 집단에서 이기적/몰상식한 행동을 일삼는 것'을 저는 한 단어로 '이끼'라고 표현합니다. 그만큼 저에게 이끼는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로서의 영향이 있었는데, 웹툰에서의 그 느낌이 영화에서는 다소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이장의 느낌 

영화 이끼 속 천용덕
영화 이끼 속 천용덕

 

웹툰 이끼의 천용덕, 독기를 뿜어내는 모습
웹툰 이끼의 천용덕, 독기를 뿜어내는 모습

 

반전 매력으로 오히려 정재영 배우님을 칭찬하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 악'의 느낌을 이장에게 받으며 손을 부들부들 떨었던 터라, 눈으로 바로 보기에도 너무 늘씬한 정재영 배우님의 모습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어요. 영화 러닝타임이 지날수록 영화 속 이장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지만, 그래도 웹툰 이장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웹툰 이끼의 장단점

장점

탁월한 심리묘사, 사회비판적 메시지

웹툰 이끼는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특히, 권력에 눈이 먼 이장과 그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반추하게 합니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백의 미

웹툰은 영화보다 표현 방식에 제약이 적기 때문에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백의 미를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끼 웹툰에는 대사나 지문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고, 그림을 통해 독자 스스로 이야기를 해석하고 상상할 여지를 남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

비교적 긴 분량

총 83화라는 비교적 긴 분량은 요즘 같은 스트리밍, 영상이 주도하는 시대에 버거운 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한번 빠져들면 한 편, 한 편이 소중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양이 될 것 같아 굳이 아쉬운점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영상화의 어려움

웹툰 특유의 표현 기법이나 연출을 영상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 이끼에서도 원작의 일부 내용이 생략되거나 변경된 부분이 꽤 있는데, 그런 점들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마무리: 당신의 선택은?

여러분은 영화 이끼를 처음 보시나요? 아니면 개봉 이후로 몇 번에 걸쳐 다시 보고 계시나요? 저는 후자에 속하는데요. 관객인 저도 나이가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만큼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웹툰을 다시 정주행 하기에는 육아를 하느라 다소 부담이 있어서 주로 영화로 다시 보기를 하고 있는데, 이번 포스팅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웹툰을 정주행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 현재 국민배우들의 예전 모습을 즐기고 싶음 + 시간이 다소 부족함 ---> 영화 이끼를 추천합니다. 

 

인물의 디테일한 심리 묘사 +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 + 진짜 '이끼'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싶음 --> 웹툰 이끼를 추천합니다. 

 

 

주저리주저리, 글이 꽤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