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화 팬 여러분. 오늘은 한국 공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나홍진 감독의 두 작품, 곡성과 랑종을 함께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탐구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곡성은 2016년 개봉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고, 랑종은 2021년 나홍진 감독이 제작하고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죠. 이 두 영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가진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세계관이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열린 결말로 늘 관객에게 수많은 논쟁거리를 선사하는 나홍진 감독의 공포영화 세계관을 오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재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낯선 존재의 침입: 곡성과 랑종, 공포의 시작
곡성과 랑종은 모두 평화로운 마을에 낯선 존재가 침입하면서 이야이가 시작됩니다.
곡성에서는 정체불명의 외지인이, 랑종에서는 대대로 무당을 배출해 온 가문에 낯선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죠. 이 낯선 존재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의심과 불안감을 심어주고, 곧 끔찍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믿음과 의심 사이: 인간의 나약함을 파고드는 공포
나홍진 감독은 믿음과 의심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곡성에서는 외지인을 둘러싼 소문과 의심, 그리고 무명이라는 여인의 등장으로 종구(곽도원 배우님)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랑종에서는 조상신 '바얀 신'을 섬기는 님(랑종=무당, 밍의 이 모이자 노이의 여동생) 가문에 닥친 기이한 현상들이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악의 형상화: 곡성의 '외지인' vs 랑종의 '악령'
두 영화 모두 악의 존재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공포감을 증폭시키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곡성에서는 외지인의 정체가 끝까지 모호하게 남아있어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어떤 관객들은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버섯을 영화의 모든 통로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정답을 알려주는 듯, 끝없는 떡밥을 던지는 나홍진 감독의 메시지는 결국 영화 결말 부분까지도 악의 정체를 모호하게 감춥니다.
랑종에서는 악령이 밍(나릴야 군몽콘켓 배우님)의 몸에 깃들면서 점차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초반에는 밍의 이상 행동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들로 악령의 존래를 암시하죠. 영화 중후반부부터는 밍의 몸을 통해 악령이 뚜렷하게 존재를 드러내며 공포감을 선사하지만, 영화 결말에서조차 정확한 악의 형상, 스토리 맺음을 하지 않습니다.
해석의 다양성: 열린 결말이 주는 공포의 여운
나홍진 감독의 '공포'영화는 열린 결말로 유명합니다. 곡성과 랑종 역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죠. 여러분도 기억하시겠지만, 곡성과 랑종은 작품 그 자체와 배우님들의 열연으로도 명성이 자자했지만, 열린 결말에 대한 열띤 관객들의 토론 또한 유명했습니다.
영화 곡성이 남기는 여러가지 의문점 중 가장 큰 비중은 역시나 '무명(천우희 배우님)'의 존재일 것입니다. 저는 유튜버 김준표 님의 해석이 가장 그럴싸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무명은 '환각 상태에서만 준구에게 보이는 형태이자, 판단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결정적인 가족의 구원을 방해하는 존재'라고 합니다. 꽤나 그럴싸하지 않나요?
랑종에서는 밍에게 빙의된 악령의 기원이 사실 어느 정도는 제시가 되지만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억울한 사람들의 영혼은 물론, 개, 곤충, 식물의 영혼마저도 악령의 존재로 깃들어 있다고 표현하죠. 영화 종반부에서 노이(밍의 엄마)와 밍이 울부짖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조차 처참한 상황에 대한 근거를 정확히 제시해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열린 결말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스스로 해석하고 의미를 찾도록 유도하며, 공포의 여운을 길게 남기는 결정적인 나홍진 감독의 '스마트'한 세계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닮은 듯 다른, 두 영화 속 인물들의 특징 비교
1. 외부인
곡성
외지인(쿠니무라 준)의 등장으로 마을에 혼란이 시작되고, 경찰 종구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합니다. 종구는 의심과 불안 속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고곤분투하며, 무명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결국 '믿음과 의심'사이에서 갈등하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외지인이 영화 미술의 도움으로 관객에게 공포감을 각인시키는 분장을 하지만, 어떤 다른 해석으로만 봤을 때는 외지인을 피해자로 해석하는 관객의 의견도 있습니다. (저는 보이는 대로의 떡밥을 모두 수용하는 편이라, 외부인이 일종의 피해자라는 의견을 듣고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
랑종
님 가문에 흐르는 '바얀 신'의 가호도 결국 밍에게 깃든 '악령(외부 요소)'에게 맞서지 못하고 모두 처참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영화 초중반에 밍을 지키기 위해 무지와 미신으로 인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하고요.
악령의 기운은 외적인 요소로 그 모습을 밍을 통해 드러내는데, 너무 많은 존재를 내포했다고만 하며 정확한 정체를 밝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다른 공포영화의 악령 못지 않게, 잔혹한 결말을 이끌어냅니다.
2. 조력자
곡성
종구에게 도움을 주는 듯 보이는 무명은 신비로운 존재로, 그녀의 정체와 의도는 끝까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특이한 행동과 종구에게만 보이는 듯하지만, 어떤 관객들의 의견에서는 무명이라는 존재는 곡성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각자 다르게 보이는 환각 상태에서의 환영이라고도 합니다.
외지인을 돕는 듯, 종구 가족에게 굿을 하는 일광(황정민 배우님)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결국 조력자가 아닌 방해자로 악을 상징하며 종구를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몹니다.
랑종
님과 님을 돕는 싼티라는 두 무당은 영화 내내 악령과 대비하며 주인공 밍을 돕는 조력자로 등장합니다. 밍의 엄마, 큰아빠 내외도 모두 밍을 도우려하지만...... 그 힘의 극명한 차이는 영화 종반부에서 여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3. 희생자
곡성
영화 초반부에 외지인 혹은 버섯의 영향력을 알리듯, 마을 사람의 희생을 경종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가장 큰 희생자는 종구의 딸 효진(김환희 배우님)로, 외지인과 악령의 영향으로 끔찍한 고통을 겪는데요. 결국 효진의 손에 모든 가족이 희생자로 변하게 됩니다.
랑종
영화에 등장하는 밍과 관련된 모든 등장인물이 사망합니다. 어쩌면 그 모두가 희생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희생자는 어쩌면 밍 본인이겠죠.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으로 인해 자신의 손으로,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로 끔찍한 결말을 벌이게 되니까요.
랑종이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채택한 이유
랑종이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채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더라고요. 저도 관객으로서 작은 해석을 들고는 있지만, 나홍진 감독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인터뷰, 그리고 영화 분석 자료들을 종합해서 아래와 같은 이유들을 추측해보려고 합니다.
1. 현실감과 몰입도 증폭: 다큐멘터리 장르는 실제 사건을 기록하죠. 즉,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를 택함으로서 공포감에 대한 현실성을 더하고, 전개에 대한 몰입도를 증폭하는데 그 선택이 있었지 않나라는 게 가장 신뢰성 있는 추측입니다.
2. 공포감의 극대화: 영화 내부와 외부를 넘나드는 제작진은 어쩌면 의외로 그 한계성이 명확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 영화가 설정한 상황속에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조작 가능성이 낮다는 착각을 관객이 하는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불암감도 선사할 수 있죠. 또한, 영화 중후반부에서 밍을 관찰하는 영상이 있는데요. 저는 여기서 영화 기법으로서가 아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서 야간 촬영을 함께 지켜보는 입장이 됐다고 생각하니, 정말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새로운 공포 영화 스타일 제시: 이건 제가 아닌 영화평론가 이동진님의 의견인데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사용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관객에게 2개의 랑종을 선물하기 위함이라고 하더라고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서의 랑종과 영화 랑종.
이게 무슨 말이냐면,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서의 랑종은 사실 제작진이 모두 죽으면서 영화로 관람될 수 없는 것이지만, 나중에 이 자료를 얻게 된 누군가가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빼놓은 마지막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영화의 랑종을 보게 해 준다는 해석을 하시더라고요. 왜냐면 마지막에 님이 굉장히 허무하면서도, 섬뜩한 말을 하거든요....
마무리
곡성과 랑종은 단순한 공포 영화를 넘어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지는 작품입니다. 나홍진 감독은 이 두 영화를 통해 한국 공포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과 악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앞으로 또 나홍진 감독의 '공포'영화가 개봉한다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관람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도 다시 한 번 곡성과 랑종을 되돌아볼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남긴 글은 유튜버 김준표님과 영화평론가 이동진 님의 의견을 대부분 수렴한 내용입니다. 물론, 저의 생각도 녹진하게 들어가 있고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도 너무 궁금하거든요?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겠지만, 의견 나눌 수 있는 댓글들 고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미지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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